《AGGREGATION — 기억의 구조, 시간의 밀도》
전광영의 작업은 한지에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 한약방 천장에 매달려 있던 약봉지의 풍경은 작가의 기억 속에 깊게 남았고, 그 이미지는 훗날 그의 예술 세계를 흔드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약재를 담은 봉지를 한지로 싸고, 그것을 정성스레 끈으로 묶던 장면 속에는 한국적인 정서와 따뜻한 유연함이 배어 있었다. 그는 그 기억을 붙잡아 고서의 조각을 한지로 감싸고, 삼각형 단위로 만들어 집합하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전광영_Aggregation15-JL038
1995년부터 이어져 온 「Aggregation」 시리즈는 수천 개의 삼각형 조각으로 구성된 입체 회화다. 각 조각은 논어와 맹자, 족보와 장부, 오래된 신문과 기록 등 50년에서 100년이 지난 고서에서 길어온 한지로 이루어졌다. 각각은 그 자체로 정보의 최소 단위이자 기억의 입자이며, 서로 부딪히고 포개지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전광영에게 있어 하나의 조각은 단순한 물리적 형상이 아니라, 시대의 흔적과 인간의 정서를 품은 정보의 기록이다.

전광영_Aggregation19-JA005
작품의 표면은 때로 격렬히 돌출되고, 거대한 타원형 공간과 검은 구체는 갈등과 충돌, 그리고 검열과 소멸의 흔적을 은유한다. 동시에 치자, 구기자, 쪽, 오배자 등 전통 재료에서 길어낸 색채는 황제와 우주의 중심, 삶의 열정, 만물의 탄생을 상징하며 화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전광영은 이 색채와 구조를 통해 과거의 파편과 오늘의 사유를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게 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치유의 서사를 길어낸다.
그의 집합은 인류사에 반복되어온 이념의 대립, 계층의 갈등, 국가 간의 충돌을 담아내면서도, 동시에 화합과 회복의 가능성을 증언한다. 작은 삼각형들이 차곡차곡 붙어 거대한 화면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수만 번의 손길과 수천 시간의 집요한 노동을 필요로 하며, 그 결과물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사회와 인간, 시대와 기억을 아우르는 은유적 장치가 된다.

전광영_Aggregation15-MA012
이번 프라이빗 전시는 이미 세계의 미술관과 소장처에서 주목받은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작가가 걸어온 궤적과 집합 시리즈의 깊이를 한정된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작품과의 단독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에서 조각 사이에 스민 긴장과 숨결을 따라가며 스스로의 기억과 감각을 환기하게 된다.

전광영_Aggregation08-SE024
전광영의 「Aggregation」은 말 없는 시간의 기록이자, 상처와 치유의 서사이며, 충돌과 융합이 빚어낸 인간사의 단면이다. 이번 전시는 단지 작품을 보는 자리가 아니라, 수만의 조각 속에 새겨진 세계의 흔적과 마주하며, 그 속에서 자기 내면을 다시 발견하는 깊은 체험의 장이 되어 조용하지만 강렬한 언어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AGGREGATION — 기억의 구조, 시간의 밀도》
전광영의 작업은 한지에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 한약방 천장에 매달려 있던 약봉지의 풍경은 작가의 기억 속에 깊게 남았고, 그 이미지는 훗날 그의 예술 세계를 흔드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약재를 담은 봉지를 한지로 싸고, 그것을 정성스레 끈으로 묶던 장면 속에는 한국적인 정서와 따뜻한 유연함이 배어 있었다. 그는 그 기억을 붙잡아 고서의 조각을 한지로 감싸고, 삼각형 단위로 만들어 집합하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전광영_Aggregation15-JL038
1995년부터 이어져 온 「Aggregation」 시리즈는 수천 개의 삼각형 조각으로 구성된 입체 회화다. 각 조각은 논어와 맹자, 족보와 장부, 오래된 신문과 기록 등 50년에서 100년이 지난 고서에서 길어온 한지로 이루어졌다. 각각은 그 자체로 정보의 최소 단위이자 기억의 입자이며, 서로 부딪히고 포개지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전광영에게 있어 하나의 조각은 단순한 물리적 형상이 아니라, 시대의 흔적과 인간의 정서를 품은 정보의 기록이다.
전광영_Aggregation19-JA005
작품의 표면은 때로 격렬히 돌출되고, 거대한 타원형 공간과 검은 구체는 갈등과 충돌, 그리고 검열과 소멸의 흔적을 은유한다. 동시에 치자, 구기자, 쪽, 오배자 등 전통 재료에서 길어낸 색채는 황제와 우주의 중심, 삶의 열정, 만물의 탄생을 상징하며 화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전광영은 이 색채와 구조를 통해 과거의 파편과 오늘의 사유를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게 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치유의 서사를 길어낸다.
그의 집합은 인류사에 반복되어온 이념의 대립, 계층의 갈등, 국가 간의 충돌을 담아내면서도, 동시에 화합과 회복의 가능성을 증언한다. 작은 삼각형들이 차곡차곡 붙어 거대한 화면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수만 번의 손길과 수천 시간의 집요한 노동을 필요로 하며, 그 결과물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사회와 인간, 시대와 기억을 아우르는 은유적 장치가 된다.

전광영_Aggregation15-MA012
이번 프라이빗 전시는 이미 세계의 미술관과 소장처에서 주목받은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작가가 걸어온 궤적과 집합 시리즈의 깊이를 한정된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작품과의 단독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에서 조각 사이에 스민 긴장과 숨결을 따라가며 스스로의 기억과 감각을 환기하게 된다.
전광영_Aggregation08-SE024
전광영의 「Aggregation」은 말 없는 시간의 기록이자, 상처와 치유의 서사이며, 충돌과 융합이 빚어낸 인간사의 단면이다. 이번 전시는 단지 작품을 보는 자리가 아니라, 수만의 조각 속에 새겨진 세계의 흔적과 마주하며, 그 속에서 자기 내면을 다시 발견하는 깊은 체험의 장이 되어 조용하지만 강렬한 언어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